영양과건강

로즈힙의 지표성분과 효능

Whatever 2022. 9. 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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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힙 (rosehip)

 

 

사진 1. 로즈힙 (rosehip) (출처 unsplash)

 

사랑을 고백 할 때 사용하는 꽃인 장미는 화려하고 아름다워 대중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장미는 벨벳 느낌의 부드러운 꽃잎을 가진 것과는 상반되게 뾰족한 가시가 돋힌 줄기를 가지고 있어 반전있는 꽃입니다. 그런데 장미는 한 가지 반전이 더 있습니다. 혹시 장미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장미의 꽃잎 아래에는 장미 엉덩이(rose hip)라 부르는 둥근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 꽃잎이 떨어지면서 초가을이나 중순에 빨간색이나 주황색의 열매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모든 장미에서 로즈힙 열매가 열리는 것은 아니고,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rosa canina라고 부르는 야생 장미에서만 열매가 열립니다.

 

야생 장미가 많이 자라나는 유럽에서는 로즈힙을 요리해서 즐겨 먹습니다. 스웨덴에서는 로즈힙을 주재료로 뉘폰소파 수프를 끓여먹고,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로즈힙으로 하게부텐마르크라는 잼을 만들어 먹습니다. 이밖에도 로즈힙을 차로 끓여 마시거나 주스나 와인으로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로즈힙이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고 질병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로즈힙은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 성분(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라이코펜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즈힙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는 레몬의 60배라고 합니다.  

 

 

 

 

로즈힙 효능

 

학자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식재료와 약용으로 사용해온 식물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 함유되어 있는 특정 성분을 추출하고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로즈힙은 학자들에게 학문적 호기심을 북돋아주는 좋은 소재입니다. 로즈힙은 인간과 함께한 지 오래된 식물로, 약 2000여년 전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섭취해왔고 이뇨제, 치통, 관절염, 발열, 감기 등에 전통적인 민간요법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로즈힙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는 세포, 동물 또는 인체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피부 노화억제, 연골보호, 항염, 항비만, 항암, 항당뇨, 면역체계 강화,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여러분들도 알고있겠지만, 식물의 열매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색을 띠는 과일, 야채,  곡류 그밖에 버섯류, 해조류 등은 색에 따라 각기 다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이토케미컬이란,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물질로 인체에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내 건강을 증진시키는 화합물을 총칭합니다. 대표적인 파이토케미컬의 특징은 우리 몸에서 항산화물질로 작용하여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고 심혈관 질환, 염증성 질환, 암 발생을 줄여준다는 것입니다. 로즈힙은 파이토케미컬인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성분을 다량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이로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림 1. Classification of dietary phytochemicals. (출처 Liu R H, J. Nutr., 2010)

 

 

로즈힙에는 파이토케미컬 뿐만 아니라 비타민C (레몬의 20배), 비타민A, B, E, P와 같은 비타민과 철분, 칼슘 같은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C의 함유량은 압도적인데요. 개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0g에 426mg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USDA기준). 로즈힙은 많은 양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 만큼 비타민C가 가진 체내 효능, 예를 들어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하여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고 철분을 체내에 흡수되기 좋은 형태로 전환해주는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페로사이드 (hyperoside)

 

그림 2. 하이페로사이드 구조 (출처 위키피디아)

 

 

로즈힙의 지표성분 중 하나인 하이페로사이드는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골관절염과 관련된 질병에 효능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엉덩이, 무릎, 손, 어깨, 목 등의 골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는데요. 연구내용에 의하면,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과 위약(placebo)을 섭취한 그룹을 비교했을 때 대략 3개월 정도 지나 통증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6개월 동안 류마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매일 5g의 로즈힙 분말 캡슐을 섭취하게 했을 때, 위약을 섭취하게 했을 때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 수 있었습니다. 기전연구에서는 로즈힙분말 용매 분획물을 염증세포에 처리했을 때, 농도 의존적으로 염증 유발 지표인 COX-1과 COX-2가 감소하는 것을 환인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하이페로사이드를 지표성분으로 로즈힙분말을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로써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하이페로사이드를 함유한 로즈힙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nonsteroidal anti- inflammatory drugs)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로즈힙은 NSAID와 다르게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덜해 혈액을 묽게 하거나, 위장 자극과  궤양을 유발하지 않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다 더 명확하게 효능을 검증하고 상위 작용기전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 데이터를 쌓아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티리로사이드 (tiliroside )

 

그림 3. 티리로사이드 구조 (출처 Akifumi Nagatomo, Prev. Nutr. Food Sci., 2013)

 

 

티리로사이드는 로즈힙의 씨에서 분리된 성분입니다.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티리로사이드는 로즈힙의 생리활성물질 중 하나로 지방대사를 촉진해 지방 연소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매일 100mg의 로즈힙추출물을 복용한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서 내장지방 관련 수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내용을 자세히 보면, 25 ≤BMI <30를 대상으로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수성에탄올추출 과정을 거쳐 제조한 100mg의 로즈힙추출물 타블릿 (티리로사이드 최소 0.1% 이상 함유)을 매일 한 개씩 12주 동안 섭취하도록 한 뒤 체지방과 체중, BMI  등을 측정하고 혈액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체중, 체지방, BMI는 주목할 만한 큰 변화는 없었으나 복부지방면적(abdominal total fat area)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로즈힙추출물이 혈당 수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음식 섭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체중 감소, 내장 지방의 축적 억제 등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연구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간혹 몇몇 TV프로그램에서 로즈힙의 체중감소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언급하곤 합니다. 그런데 소비자는 이러한 정보를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체중 감소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 하나의 연구를 근거로 마치 로즈힙이 체중 감소에 탁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소비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체적용시험은 여러 장치를 두어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수행하지만 시험의 특성상 반복 실험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연구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련 연구를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원료로 인정받지 않은 것이기에 더욱이 효과를 맹신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섭취 시 주의점

 

로즈힙을 요리해서 섭취할 때는 크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습니다. 물론, 과하게 섭취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로즈힙을 농축하여 분말 또는 알약으로 가공한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설사, 피로, 두통, 속 쓰림, 메스꺼움과 구토, 위경련, 수면 장애 등과 같은 부작용이 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작용의 대부분은 로즈힙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에 의한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비타민C 영양제 섭취 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신장결석도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용량을 복용하면 심부정맥에 혈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또한, 임신부와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을 대상으로 안전성 관련 연구가 진행된 바 없기 때문에 임산부와 모유수유 중인 여성은 보충제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레퍼런스

 

- 대한영양사협회 

- Akifumi Nagatomo, Rosehip Extract Inhibits Lipid Accumulation in White Adipose Tissue by Suppressing the Expression of 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Gamma, Prev. Nutr. Food Sci. (2013)

- Akifumi Nagatomo, Daily intake of rosehip extract decreases abdominal visceral fat in preobese subjects: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 Diabetes Metab. Syndr. Obes. (2015)

- Rui Hai Liu, Potential synergy of phytochemicals in cancer prevention: mechanism of action, J. Nutr. (2004)

- S.N.Willich, Rose hip herbal remedy in patients with rheumatoid arthritis –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Phytomedicine (2010)

- Tsuyoshi Goto, Tiliroside, a glycosidic flavonoid, inhibits carbohydrate digestion and glucose absorption in the gastrointestinal tract, Mol. Nutr. Food Res. (2012)

- Wenzig EM, Phytochemical composition and in vitro pharmacological activity of two rose hip (Rosa canina L) preparations , Phytomedicine (2008)

- Xiang-nan Jin, Hyperoside exerts anti-inflammatory and anti-arthritic effects in LPS-stimulated human fibroblast-like synoviocytes in vitro and in mice with collagen-induced arthritis, Acta Pharmacol Si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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