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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프로그램과 홈쇼핑 연계편성

Whatever 2023. 9.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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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편성이란?

연계편성이란,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건강정보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이와 인접한 시간대에 홈쇼핑채널에서 유사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도록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하여 방송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는 너무도 당연시되었고 어렵지 않게 연계편성된 방송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TV 채널을 돌리다 건강정보프로그램을 우연히 보면 '홈쇼핑에서 팔고 있겠네.'라고 당연하듯 말할 정도입니다. 건강정보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건강기능식품을 광고해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수단으로 느껴지기에 시청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unsplash

 

 

 

건강정보프로그램과 홈쇼핑 연계편성

건강정보프로그램은 긍정적인 부분이 큽니다. 국내에 한 연구에서 경상북도 포항시에 거주하는 노년층 2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건강정보프로그램 시청경험이 많을수록 건강행위를 실천할 확률이 유의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건강정보프로그램은 고정 시청자층인 노년층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바르고 정확한 의학정보와 건강정보를 제공만 한다면 노년층의 건강증진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편, 건강정보 취득 경로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는데요 (그림 1). 우리나라 10명 가운데 6명이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건강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 건강 정보를 취득하는 비율보다 20% p 이상 더 높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건강 정보를 주로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정보프로그램이 건강 정보를 다룰 때 전문성과 정확성이 높아야 합니다.  

 

그림 1. 건강정보 취득 경로 (출처 KBS 뉴스)

 

그러나 건강정보프로그램의 부정적인 부분이 긍정적인 부분보다 더 커지는 듯합니다. 연계편성은 기본이고 허위·과장 방송으로 국민의 건강을 오히려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올해 3월 21일에 방영된 KBS 시사기획창 <내 건강을 부탁해> 방송 내용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건강기능식품 관련 이상 증세 신고가 1만 건이 넘고, 일부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논문의 실험 성분을 조작했거나 논문의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거나 악용해서 방송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51개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447회 방송한 내용이 홈쇼핑과 754회 연계 방송되어 시청자의 건강을 대상으로 방송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연계편성 규제

2015년 부터 건강정보프로그램 방송과 홈쇼핑의 연계편성과 협찬을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2년도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연계 편성으로 인한 시청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협찬고지 제도를 개선하고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히려 연계편성을 방치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협찬을 받아 제작되었다.'라고 건강정보프로그램 방송에서 고지를 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협찬을 받을 수 있고 일종의 '광고'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 연계편성은 덤입니다. 

 

사진 2. 협찬고지 (사진출처 나는 몸신이다)

 

그러나 협찬을 받아 제작되었다라고 고시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보통 건강정보프로그램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해당 회차의 주제인 질병과 관련한 사례자가 등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반인 출연자는 물론이고 연예인까지 사례자로 등장하면서 '몸에 이런 증상 혹은 질병이 있어서 고생했는데,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오랫동안 섭취했더니 몸이 좋아졌다.'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사례자 사실 관계 여부를 검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21년 KBS 질문하는기자들Q)

사례자를 제시하는 것은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전달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확고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연출되어 허위·과장된 사례자를 제시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잘못된 건강 정보를 인식시키고 그릇된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연계편성되어 방송되는 홈쇼핑에서 시청자의 구매 욕구에 영향을 끼쳐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평소보다 많게는 10% 판매량이 오르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협찬 여부 고지만으로는 시청자와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레퍼런스

- 김종우 기자, ‘홈쇼핑 연계편성’, TV조선이 최다…지상파·종편에 홈쇼핑 판매 상품 소개 프로그램 ‘홍수’, 부산일보 

- 이명진 기자, "넘쳐나는 TV 건강정보 프로그램, 국민건강 위협", 반론보도닷컴

- 이현정, 노인의 TV 건강프로그램 시청과 건강행위 실천과의 관련성,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011)

- 정철운 기자, 방통위, 건강프로·홈쇼핑 연계편성 집중 조사, 미디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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