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구매기

인덕션 레인지 구매시 고려사항

Whatever 2023. 1.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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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에 대한 오해

집에 빌트인 가스레인지가 고장 났습니다. 혹시나 해서 부품마다 구석구석 닦고 점화플러그 건전지도 새로 껴 넣었는데 레버를 돌리는 순간만 불이 켜질 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여기저기 찾아보니 센서가 고장 난 듯합니다. 5~6년 전에 한 번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인덕션; 유도가열식, 하이라트식)로 바꾸려 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 가스레인지가 유해가스를 배출해서 기관지에 좋지 못하다며 떠들썩했고 전기레인지가 그 대안으로 제시되며 유행처럼 사람들이 전기레인지로 바꾸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가스레인지의 가스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은 양이 매우 미비해서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가스레인지의 연료는 도시가스(LNG)인데 메탄이 주성분이어서 연소되어도 완전히 연소되어 유해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조리 시 요리연기(cooking fumes, 조리흄)입니다. 조리흄에는 초미세먼지(PM2.5),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복소환식아미노산(heterocycleic amine) 등이 있고, 대표적인 예시로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아크릴아마이드, 아크롤레인 등이 있습니다. 주로 고온의 기름을 이용해 가열조리하는 튀김요리나 볶음요리를 할 때 다량 배출됩니다. 그런데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와 엉겨 붙은 상태로 체내에 흡입되기 때문에 폐에 흡착되기 쉽습니다.

 

즉, 주방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은 가스레인지와는 무관하고 탄수화물, 육류 등을 기름을 이용해 튀기거나 볶는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구분 없이 발생합니다. 오랜 시간 높은 빈도로 주방에서 조리흄을 흡입할 수밖에 없는 주부나 조리원의 경우 폐암 발병률이 높습니다. 조리흄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주방의 환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는 우선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작동시켜야 하며 요리가 끝난 후에도 15분 이상 환기해야 합니다. 

 

사진출처 unsplash

 

아무튼 당시에는 가스레인지는 건강에 좋지 못하네라고 생각했고, 하이라이트식과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검색하며 무엇을 살지 고민했었는데 끝을 내지 못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지금 다시 새로운 레인지를 구매해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구매에 앞서 우선 하이라이트식 전기레인지, 유도가열식 전기레인지(인덕션), 가스레인지의 장단점과 특징들을 정리하며 어떤 것을 사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 비교

가스레인지에 대한 오해가 남아 있었다면 하이라이트식과 유도가열식(인덕션) 전기레인지 둘만 비교했을 겁니다. 비교대상의 폭이 줄었겠죠. 여하튼 몇 가지 비교항목을 두고 세 가지 레인지를 비교했습니다(표 1).

 

세 가지를 비교하면서 하이라이트식은 여러 항목에서 눈에 띄는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가열방식을 제외하고 보면 가스레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구매가격과 요금면에서 가스레인지가 월등히 좋습니다. 한편, 인덕션과 가스레인지를 구매가격을 제외하고 보면 인덕션이 사용하기에 더 편하고 안전해 보입니다. 

 

 

표 1.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 비교

비교항목 전기레인지 가스레인지
하이라이트식 유도가열식(인덕션)
가열방식 열선발열방식 자기유도방식 직접가열방식
직접 열효율 중간 (60%) 높음 (90%) 낮음 (40%)
종합 열효율
(소비전력/화력)
낮음  중간 높음
안  전  성 산소 소모 X 
화재 위험성 O
화상 위험 O
산소 소모 X
화재 위험성 X
화상 위험 △
산소 소모 O
화재 위험성 O
화상 위험 O
용기 제한 없음 인덕션 전용 용기만 가능
(스테인레스, 법랑, 주철 등)
없음
조리속도 약 8분 (출력에 따라 차이) 약 4분 (출력에 따라 차이) 약 7분
가    격 높음
 (출력에 따라 차이 있음)
매우 높음
(출력에 따라 차이 있음)
낮음
유지비 가장 많음 많음 적음
요   금
(경제성 지수비교)
127 100 103
장     점 편리하고 쾌적
다양한 편의기능
(안전장치/부가기능)
짧은 조리 시간 
편리하고 쾌적
다양한 편의기능
(안전장치/부가기능)

청소 용이
요리용기만 가열되어 잔열없음
직화요리 가능 
조리테크닉 구사 가능
단     점 상판 유리가 뜨거워 화상위험
낮은 종합 열효율
긴 조리 시간 
직화요리 불가능
전용 청소 스크래퍼 필요
전기요금 누진세로 요금부담 큶
조리테크닉 구사 불가능
사용 용기 제한
직화요리 불가능
전기요금 누진세로 요금 부담
조리테크닉 구사 불가능
전용 청소 스크래퍼 필요
특유의 소음
화상과 화재의 위험성 
조리중 다량의 열 발생
청소 불편

 

 

 

 

 

유도가열식 전기레인지(인덕션) 고려사항

유도가열식 전기레인지(인덕션)를 구매할 때 고려사항은 크게 안전부분과 취향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취향부분에는 화구수, 형태(빌트인/스탠딩), 출력조절방식(원터치/터치/다이얼), 스마트폰제어기능, 음성안내기능, 인디케이터유무 등 부가기능이 있습니다. 한편, 안전부분에는 출력과 소비전력, 상판재질, 안전기능이 있습니다. 

 


1. 출력(소비전력)과 효율등급

인덕션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각 화구의 출력과 전체출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화력은 출력(소비전력)에 열효율을 곱한 값이라서 간접적으로 화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그림 1). 인덕션은 열효율이 90%로 하이라이트식 전기레인지(65%)나 가스레인지(50%) 보다 높습니다. 그래서 3,700W로 출력이 같더라도 화력은 인덕션이 3,330W이고 가스레인지는 1,850W인 것입니다. 인덕션과 가스레인지의 최대 화력의 차이는 약 2배로 조리시간도 2배 정도 차이 납니다(그림 2).

 

인덕션이 가스레인지만큼의 화력(W)을 갖기 위해서는 인덕션 화구의 출력(W)이 적어도 2,000~2,300W는 넘어야 합니다. 만약에 인덕션이 가스레인지보다 조리 시간이 짧다해서 인덕션을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대화구 출력이 1,800W라면 인덕션을 구매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림 1. 출력(소비전력)은 사용된 전기(또는 가스)의 열에너지를 의미하고, 화력은 출력에 열효율을 곱한 것으로 실제 조리(온도 상승)에 사용된 전기에너지를 의미 (nosearch.com)

 

그림 2.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의 실제 화력 (nosearch.com)

 

이번에는 인덕션의 제품사양을 보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제품의 전체출력(최대출력 합계)은 3,300W이고 각 화구의 최대출력(W)은 각각 1,100W, 2,100W, 1,300W입니다. 그림 2에 따르면 2,100W의 출력을 가진 대화구가 하나 있고, 한 개의 화구로 최대(max) 출력으로 요리할 경우 대화구와 중화구에서 가스레인지 이상의 화력(W)으로 요리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인덕션 제품사양에서 주요기능 부분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며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전기레인지의 3개 화구의 최대출력을 모두 더하면 4,450W입니다. 그러나 일반 가정집의 콘센트 허용 전력은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3,300W입니다. 허용전력보다 출력이 크면 화재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인덕션 제품은 사용소비전력이 3,000~3,400W가 넘어갈 경우 일부 화구의 출력(W)을 자동으로 낮추어 제어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림 1. 전기레인지는 모든 화구를 최대 출력으로 작동이 불가 (nosearch.com)

 

그런데 수입제품의 경우 국내제품 보다 대부분 전체출력(최대출력합계)의 합계가 약 7,400W 정도로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수입제품의 인덕션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전체출력을 확인하고 별도의 배선공사를 하거나 직결연결 후에 차단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한편, 전기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만큼 에너지소비효율이 1등급에 가까워야 합니다. 가스레인지에서 인덕션으로 교체할 경우 전기요금이 5,000~10,000원을 더 내야 한다고 합니다. 좋지 못한 에너지소비효율의 인덕션을 장시간 사용하면 누진세로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 상판재질

인덕션 상판은 내용물을 포함한 조리용기의 하중과 조리용기에 전달되는 고온의 열을 견뎌야 합니다. 또한 오랜 시간 사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마모와 오염으로부터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인덕션에 주로 사용되는 상판은 세라믹 글라스라고 하는 도자기의 일종입니다. 도자기가 높은 열에서 구워져 나오듯 세라믹 글라스도 높은 열에도 견딜 수 있고 표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스크레치로부터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같은 이름의 세라믹 글라스더라도 생산지, 등급, 코팅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품이 그렇듯 어떤 브랜드에서 생산했느냐에 따라 세라믹의 글라스의 품질과 특징에서 차이가 납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유로케라와 일본의 NEG 세라믹 글래스 상판이 있습니다. 유로케라의 경우 1,000도 이상의 고열에도 열내구성을 가지고 있고 스크래치에 매우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조리기구의 무게 제한이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NEG의 경우 850도의 고온에서 장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 밖에도 독일의 쇼트세는 750도까지 온도변화를 견딜 수 있고 내구성이 강해 긁히지 않고 충격에도 깨짐이 적습니다.

 

세라믹 글라스 외에도 미라듀어 글라스가 상판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미라듀어 글라스는 세라믹 글라스에 비해 2배 강한 스크래치에 대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 사용해도 빛을 유지하며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경도를 가진 특수 요리입니다. 인덕션 부품 중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고 조리기구와 맞닿는 면적이 넓은 만큼 단순히 제품사양에서 세라믹 상판재질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는지 특징이 무엇인지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출처 unsplash

 

3. 안전기능

잔열표시, 잠금기능, 일시정지, 자동전원차단, 타이머, 용기없음인식, 상판과열감지 등의 안전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인덕션은 조리용기에만 열을 전달하여 상대적으로 가스레인지와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보다 안전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국물이 끓어 넘쳐서 아크(두 도체 사이에 공기를 통해 방전하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대량의 복사 에너지)가 발생하여 축적되거나, 내부로 수분이 침투하거나, 코일의 면이 열화 되는 경우 화재의 발생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기능을 많이 갖추어야 합니다. 

 

전기레인지로 인한 화재가 매년 30~40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덕션에 올라간 고양이 때문에 발생한 화재가 2019~2021년 동안 107건이나 되었는데 전원을 발로 건드리면서 전원이 켜지고 장시간 고열이 지속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인덕션 전원을 끄는 걸 깜빡하고 외출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정 온도 이상되었을 때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서 과열되는 것을 막거나, 용기가 없는데 전원이 켜지면 소리로 알려주거나, 조리할 때 타이머를 작동시켜 장시간 고열이 노출되는 막는 등 안전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인덕션을 구매하려고 할 때 금전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브랜드 세라믹 글라스에 화력이 높고 많은 안전기능과 낮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의 제품을 찾으려고 보면 백만 원이 훌쩍 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왠지 저렴한 가스레인지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레퍼런스

- Nosearch.com (전기레인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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