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Cynanchum wilfordii Hemsley)
백수오(白首烏)는 박주가리과 백미꽃속 큰조롱 덩굴설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식물로 큰조롱(식물명), 은조롱, 백하수오라고도 부릅니다. 동의보감에는 백수오는 머리털을 검게 하고 혈기를 보하며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부인이 몸을 푼 뒤에 생긴 여러 가지 병과 적백대하(냉)를 치료하고, 얼굴빛을 좋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이 백수오를 불로초라 여기며 섭취할 정도였으니 이름이 잘 알려진 약용식물 중 하나입니다.
종종 백수오와 하수오를 혼용해서 사용하거나 백하수오와 하수오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인데요. 백수오(백하수오)와 하수오(적하수오)는 전혀 다른 식물로써 생김새도 다르고 약효성분도 전혀 다릅니다. 반면에 이엽우피소는 백수오(백하수오)와 뿌리 생김새가 유사해서 일반인이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이기 때문에 몇 가지 특징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표 1. 백수오, 하수오, 이엽우피소 비교
백수오 or 백하수오 | 하수오 or 적하수오 | 이엽우피소 | |
학명 | Cynanchum wilfordii Hemsley | Polygonum multiflorum Thunberg | Cynanchi auriculati RADIX |
약용부위 | 뿌리 | 뿌리 | 약용/식용 불가능 |
약효성분 | Anthraquinone 화합물 - Emodin - Chrysophanol - Rhein - Physcion |
Preganane 계열의 배당체, Gagaminine |
- |
(사)대한한의사협회 참고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EstroG-100)
우리나라 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되어 수출되고 있는 EstroG-100은 백수오를 주성분으로 Angelica gigas(당귀), Phlomis umbrose(속단) 등을 혼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0년 국내 최초로 갱년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FDA 기능성물질(NDI) 인증, 캐나다 식약청 천연•기능성물질(NPN) 라이선스 획득, 유럽식품안전청 노블푸드 통과 등 전 세계 7개국으로부터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수오를 갱년기 치료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 왜일까요?
우선 관련 연구에 결과를 보면 estroG-100과 17β-estradiol을 비교했을 때 속단, 당귀, 백수오 순으로 에스트로겐 효과가 나타났지만, 모두 17β-estradiol(에스트로겐류 중 하나로 천연에스트로겐) 보다는 효과가 약했습니다. EstroG-100에 대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12주 동안 사용한 군에서 혈중 에스트로겐의 증가없이 갱년기 증상이 개선이 관찰된 바 있습니다. 폐경 전후의 미국 여성 64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백수오, 속단, 당귀의 혼합 추출물로 이루어진 식물성 원료인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EstroG-100)을 복용하도록 한 결과, 안면홍조, 발한, 손발저림, 불면증, 신경과민, 우울증, 피로감, 근관절통 등 11가지의 갱년기 증상을 평가하는 쿠퍼만 지수(KMI 지수)와 질건조증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아져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된 것입니다. 또한 혈청 지질과 혈관 내피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연구도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의 모든 관련 연구가 백수오 뿐 아니라 당귀, 속단, 각종 비타민제, 이소플라본 등 여러 성분이 함께 들어가 있는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 대한 연구라는 것입니다. 백수오 단독으로 갱년기 치료에 도움이 되었다는 실험결과를 확인한 연구는 미비합니다. 오히려 백수오가 얼굴 쪽으로 열이 달아오르면서 땀이 나는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백수오 단독으로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약용식물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연구의 실험 설계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연구집단의 비율이 균질하게 분포하지 않았고 연구대상자 수가 적기 때문에 이 연구결과만을 근거로 백수오가 갱년기증상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해관계가 있는 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의 관계자가 연구의 공동저자로 참여했습니다.
갱년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성분인 하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하수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성분들을 함유한 복합추출물입니다. 혹여 건강정보프로그램에서 '하수오가 갱년기에 좋다더라'라고 하는 사연자의 이야기를 듣고 하수오를 가정에서 우려서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직까지 하수오 단독으로 갱년기 증상 완화와 관련된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갱년기 증상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감소하면서 나타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스트로겐을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을 우리 몸에 보충해줘야 합니다. 약국에서 처방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갱년기 관련 일반의약품들은 대부분 생약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양승마, 세인트존스워트, 레드클로버 추출물 등의 생약성분은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 줍니다.
하지만 일반의약품이 갱년기 완화에 효과가 있더라도 전문의약품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의약품은 여성호르몬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데 반해 일반의약품은 유사 여성호르몬 제제로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한 통증이나 우울감을 느끼는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전문의약품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레퍼런스
- Lee NJ, K.G, et al., Anti-menopausal effects of the newly-developed phytoestrogen, FGF271, in vitro and in vivo, Lab Anim. Res. (2008)
- Chang, A., et al., The effect of herbal extract (EstroG-100) on pre-, peri- and post-menopausal women: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Phytother Res. (2012)
- Se Jong Kim, et al., Evaluation of estrogenic activity of extract from the herbal mixture Cynanchum wilfordii Hemsley, Pholomis umbrosa Turczaninow, and Angelica gigas Nakai, Toxicol. Res. (2017)
- 대한산부인과학회, www. ksog.org
-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갱년기 증상 개선 소재 개발 및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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