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건강

소화에 저항하는 저항전분

Whatever 2023. 3. 1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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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전분 (resistant starch)

저항전분은 일반적인 전분과 다르게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하여 장내 유익한 세균의 영양원이 되는 탄수화물입니다. 일반적인 전분은 소장에서 분비하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소장에서 흡수되지만, 저항전분은 소장에서 식이섬유처럼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고 일부는 흡수되고 일부는 대변으로 배출됩니다.

한편, 저항전분은 위-소장-대장으로 내려가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흡수되는 양이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항전분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되고 저항전분을 조금만 먹더라도 포만감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게다가 저항전분은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probiotics)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장기능 개선과 장내 염증을 감소시켜 대장암 발생 위험을 줄여줍니다.  

 

 

저항전분 분류

저항전분은 바나나, 감자, 콩, 및 전곡류 등의 식품에 함유되어 있으며, 저항하는 원인에 따라 RS1, RS2, RS3 및 RS4로 분류합니다. RS1은 완전 혹은 부분적으로 분쇄된 곡물과 씨앗에서 찾을 수 있으며 물리적인 구조로 소화에 저항합니다. RS2는 감자, 초록바나나 등에서 발견되며 아밀로스 함량이 높아 소화에 저항합니다. RS3는 감자, 쌀 등의 전분질 음식을 요리한 뒤 냉각했을 때 생성되며, RS4는 화학적으로 변성된 전분으로 소화에 저항합니다. 

저항성 전분 분류

  • Resistant starch 1 (RS1): 세포벽의 존재로 소화가 어려운 통곡물, 씨앗류, 콩류의 전분 (물리적으로 효소와 만나지 못함) 
  • Resistant starch 2 (RS2): 익지 바나나와 감자는 저항성 전분이 많지만 숙성되면 저항전분이 사라지는 경우 (생전분)
  • Resistant starch 3 (RS3): 쌀처럼 조리 후에는 저항전분 함량이 낮지만 식히면 많아지는 경우 (노화전분)
  • Resistnat starch 4 (RS4): 전분을 화학적으로 변성시킨 경우
  • Resistant starch 5 (RS5): 아밀로오스와 지방의 복합체 

 

표 1. 저항전분의 종류와 예

Raigond P et al., Restsistant starch in food: a review, J. Sci. Food Agric. (2015)

 

 

실생활에서 저항전분을 섭취하는 방법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는 전분은 쌀밥에 함유되어 있는 전분입니다. 쌀밥을 지을 때, 생쌀을 물과 함께 가열하면 생쌀에 함유된 저항전분은 거의 사라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전분의 호화라고 합니다. 반대로 저항전분의 함량을 다시 높이는 방법은 밥을 차갑게 식히는 것입니다. 밥을 차게 식히면 딱딱해지는데 분자가 재조직되면서 일반 전분의 함량이 낮아지고 저항성 전분의 함량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분의 노화라고 합니다. 노화는 비가역적인 반응으로 다시 물을 넣고 가열하더라도 갓 지은 쌀밥이었을 때의 호화전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림 1을 보면 조금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beta-전분은 생쌀일 때 전분을 의미하고, alpha-전분은 물을 넣고 가열했을 때 호화된 전분입니다. 노화전분은 차게 쌀밥이 식었을 때를 이야기하는데 분자가 재조직되면서 alpha-전분의 구조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저항전분의 함량을 높여서 밥 짓는 방법

  • 밥을 지은 후 냉장고에서 차게 식힌다. 
  • 밥을 지을 때 식물성 기름을 넣어준다. (전분과 지질 복합체로 인해 소화효소 저항성)

 

그림 1. 전분의 호화와 노화 모형 (식품화학, 조신호 외, 2014)

 

저항전분은 1~4℃ 사이에서 가장 활성화되기 때문에 냉동실이 아닌 냉장실에 보관해야 합니다. 따라서 저항전분의 함량이 낮은 밥을 먹으려면 쌀밥을 지은 후에 김을 한번 빼고 바로 냉장실에 넣은 후 최소 6시간이 지나서 섭취해야 합니다. 이미 노화 전분은 데운다고 호화전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저항전분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저항전분은 밥뿐만 아니라 고구마, 감자, 빵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갓 찌거나 삶은 고구마와 감자 그리고 갓 구운 빵은 호화전분의 함량이 높지만 차갑게 식힐수록 저항전분이 많아집니다. 쌀의 종류가 저항성 전분 양에 영향을 기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쌀의 종류가 long-grain인 쌀은 short-grain인 쌀보다 저항성 전분이 적습니다.  

 

 

 

저항전분 관련 연구

식품생명공학과 이창주교수 연구실에서는 저열량 식품 소재를 개발하고 식품 산업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중에 한 연구는 옥수수, 감자, 고구마 전분에 에스터화(산을 에스터로 변하게 하는 것)한 저항전분의 구조적 특징을 조사했고, 저항전분과 사과산을 결합한 저분자로 물리적으로 소화효소의 접근을 막아 체내에 흡수되지 않게 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 옥수수, 감자, 쌀 등의 구황작물의 저항전분의 함량을 최대 89.8%까지 올렸고 조리 후에도 그 함량에는 변화가 없도록 했습니다. 유사한 방법으로 쌀의 저항전분 함량이 68.2%까지 오르는 결괏값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쌀에 남는 약간의 신맛과 푸석한 식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 

 

 

저항전분 섭취시 주의점 

저항전분은 내장기관에서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하게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 소화불량과 관련된 각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복부 팽창과 통증, 발열,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다량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unsplash

 

한편, 찬밥으로 저항전분을 섭취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일명 볶음밥 증후군을 주의해야 합니다. 볶음밥 증후군은 볶음밥을 잔잔한 열로 데울 수 있도록 진열해 놓는 뷔페 스타일의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식중독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지은 밥은 되도록이면 냉장고에 바로 넣어서 보관하고 최대 24시간 안에 소비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다시 데워 먹을 때는 140도 이상이 고온에서 데워 먹어야 합니다.    

 

 

레퍼런스 

- 김현석, 김승현, 난소화성 구연산 가교화 전분의 제조방법, Republic of Korea No. 101507563B1 (2015)
- 정동현, 박천석, 사람 장내 저항전분 분해 미생물 연구 동향, e-생물산업 웹진 (2020)
- E Fuentes-Zaragoza et al., Resistant starch as functional ingredient: A review, Food research (2010)
- NG Asp et al., Resistant starch, Trends in Food science & techonology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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