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근육 운동이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달큼한 술 냄새가 올라오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평소에 술을 입에 대지 않는데 운동을 하다 보면 명치에서부터 알코올 향 가득한 술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에 이상 있는 거 아닐까 하면서 이런 증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찾아봤죠. 혹시나 큰 병이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만약 저와 같은 증상을 겪고서 이게 뭔가 싶었던 분들은 본문을 참고해 주세요.
지방대사
우리 몸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그러다가 포도당이 고갈되면 지방을 태워서 연료로 사용하죠. 그런데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케톤체(ketone bodies)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지방에서 케톤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가장 먼저 지방조직에 저장되어 있던 지방이 지방산(fatty acid)과 글리세롤(glycerol)로 분해됩니다. 그러고 나서 지방산은 간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베타산화과정( β-oxidation)을 거치며 아세틸-CoA(acetyl-CoA)로 전환됩니다. 이때 아세틸-CoA가 과잉생산되면 아세틸-CoA가 결합하여 케톤체를 생성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케톤체는 뇌와 근육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그밖에 혈액에 쌓인 케톤체는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고 과도하게 축적되면 땀과 호흡으로 배출됩니다. 왜 갑자기 대뜸 지방의 대사를 설명하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지방대사의 산물 중에 하나인 케톤체가 바로 운동 중에 스물스물 느껴지는 시큼하고 달달한 휘발성 냄새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케톤체 특징
케톤체는 아세톤(acetone), 아세토아세트산(acetoacetate) 및 D-β-하이드록시부티르산(D-β-hydroxybutyrate) 3가지 물질의 총칭입니다. 그리고 살짝 눈치채셨겠지만 독특한 휘발성 냄새가 나는 물질들이죠. 그 특유의 냄새가 주로 아세톤 냄새에 의한 것입니다. 지방대사의 산물인 케톤체는 우리 몸에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요?
건강한 성인에게 케톤체가 생성되는 것은 신체가 기아에 정상적으로 적응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케톤체 냄새가 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운동으로 케톤체가 많이 생성된다고 하면 몸에 유해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뿐더러 오히려 심장, 뇌, 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또한, 건강한 성인에게서 케톤체 수치가 증가하면 간의 지방 연소가 활성화되고 케톤체가 항산화 물질을 증가시켜서 간 내 염증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운동 중이거나 격한 운동 후에 케톤체 냄새가 나면 지방이 잘 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하니 케톤체 냄새가 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케톤체 생성되는 경우
앞서 설명한 것 처럼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얻은 포도당이 부족한 상황에서 간은 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생성합니다. 이 외에도 과음한 후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케톤체가 생성되는 경우,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한 고강도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인슐린이 부족한 당뇨병 환자에게서 혈당 조절이 안 될 때 케톤의 수치가 급격히 증가해 케톤체 냄새가 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아래 표 1에 우리 몸에서 케톤체가 생성되는 상황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표 1. 우리 몸에서 케톤체가 생성되는 상황
설명 | |
운 동 | 탄수화물 저장이 고갈된 상태에서 격력한 운동을 할 때 또는 장기간 강렬한 운동을 할 때 지방산이 분해되어 케톤체가 생성되어 방출됩니다. 공복에 운동할 대 케톤체 냄새가 더 잘 나는데 이는 체내에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의 양이 적으면 그만큼 빠르게 지방대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
단 식 | 음식 섭취가 없거나 매우 제한된 경우에는 저장된 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고 케톤체가 생성되어 방출됩니다. 단식을 시작하면 체내에서 저장된 포도당이 먼저 고갈되고 이로 인 해 몸은 대체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저탄수화물 식이요법 |
키토제닉 다이어트 처럼 탄수화물 섭취가 매우 낮은 식단에서는 신체가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케톤체가 생성되고 방출됩니다. 이 다이어트의 목표는 체내에 케톤체를 생성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케톤체는 간에서 지방이 분해될 때 생성되어 뇌와 신체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
당 뇨 병 |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부족으로 지방산이 과도하게 분해되고 케톤체가 과잉 생성되어 당뇨병 케톤산을 초래한다. 만약, 당뇨병 환자인데 입에서 알코올 냄새가 난다면 병세의 진행이 빨라지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당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대표적인 응급상황입니다. |
스트레스 | 심한 스트레스, 감염, 또는 기타 질병 상태에서도 신체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방을 분해하고 케톤체를 생성합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지방 분해가 촉진되어 케톤체 생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음 주 | 알코올이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이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 작용으로 아세트산이 대사된다. 아세트산은 아세틸-CoA로 전환되거나 콜레스테롤 지방산을 합성하기도 하고 케톤체를 생성 |
케톤체 냄새는 술 마신 다음날 몸에서 올라오는 알코올 냄새와 아주 비슷합니다. 이는 알코올이 분해될 때 실제로 케톤체가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 작용으로 아세트산이 대사 됩니다. 아세트산은 아세틸-CoA로 전환하거나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을 합성하기도 하고 케톤체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케톤체 냄새 줄이기
운동할 때 케톤체 냄새가 나는게 싫다면 적어도 탄수화물을 50g 이상을 섭취한 뒤에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운동 중에 껌을 씹거나 물로 입안을 자주 헹구는 것도 냄새를 없애는 방법이라고 하니 혹시 찝찝하고 싫다 하시는 분들은 한 번 따라 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외에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케톤체가 희석되어 냄새가 줄어들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 입에서 냄새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운동을 하지 않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지 않았는데도 케톤체 냄새가 난다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레퍼런스
- 헬스조선, 운동할 때 입에서 이 냄새 나면, 지방이 잘 타고 있단 신호
- 삼성서울병원, 케톤산증이란?
- 한국의약통신, 생명체는 에너지를 구하는데 힘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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