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건강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로 분류

Whatever 2023. 7. 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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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aspartame), 발암가능물질로 분류

아스파탐은 1980년대부터 다이어트 음료, 껌, 아이스크림,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 시리얼, 치약, 기침약 같은 약물을 포함하여 다양한 식품 및 음료 제품에 널리 사용되어 온 인공감미료입니다.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에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 (2B group)'로 분류했습니다. 사용을 금지한 건 아니지만 이번 발표로 소비자들은 아스파탐 섭취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제 블로그에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관련하여 포스팅하면서 인공 감미료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공감미료는 칼로리가 적고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기 때문에 체중관리나 혈당관리를 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체내에서 어떻게 대사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추후에 체내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파탐이 어떤 이유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unsplash

 

 

과도한 아스파탐 섭취 경고

이번 아스파탐의 발암가능물질 분류는 아스파탐이 잠재적으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임을 알리고, 과도한 섭취를 경고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설정하고 있는 발암가능물질 분류는 발암 위험도에 따라 술, 담배, 석면 등 처럼 발암 위험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뒷받침되는 확정적 발암 물질 1군,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등은 발암 추정 물질이 속해있는 2A군, 절임 채소, 알로에 등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발암 가능 물질 2B군과 비발암성 물질 3군이 있습니다. 이번에 아스파탐은 2B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아스파탐은 암을 비롯하여 여러 건강 문제를 인체에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수년 동안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06년도에 동물실험에서 백혈병과 림프종의 발생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인 지난해 3월 프랑스 소르본대학, 국립농업연구소, 국립공예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아스파탐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팀이 성인 10만여 명의 식단 생활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평소 많은 양의 아스파탐을 섭취한 참가자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암위험성이 15% 높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에 대해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한다는 가설 입증에 필요한 연구수와 데이터가 불충분하고, 특히 인간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설계 과정에서 깊이 있는 추적조사가 불가했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라고 제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과학자문 책임자 Moez Sanaa 박사는 장기간 추적조사와 반복적인 식이설문을 포함하는 연구설계 보완이 필요하고, 발암성과 관련된 인슐린조절, 대사증후군, 당뇨병에 아스파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물학적 기전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다양한 경로에서 섭취량이 증가된 아스파탐 섭취에 대해 경고하고 주의를 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덧붙여 발암성과 관련해서 더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표 1. 발암 위험도에 따른 분류

Group Classification Prameter Examples
Group 1 확정적 발암 물질 동물과 인체에서 발암성 확인 술, 담배, 가공육 등
Group 2 2A 발암 추정 물질 동물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고,
인체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제한되어 있거나 불충분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등
2B 발암 가능 물질 동물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제한되어 있고,
인체 발암성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
김치, 피클, 알로에베라 등 
Group 3 발암 미분류 물질  동물과 인체에서 증거가 모두 불충분
안전하다는게 입증된게 아니라 현존하는 과학적 데이터로는 발암물질인지 결론을 낼 수 없는 물질
커피 등 

출처 국제암연구소 (IARC)

 

 

아스파탐 섭취 시 주의점

1일 허용섭취량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은 눈에 띄는 건강상의 영향없이 일정량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파탐의 2B군 분류에도 아스파탐의 1일 허용섭취량(ADI)인 40 mg/kg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 kg인 성인이 약 200~300 mg의 아스파탐을 함유하고 있는 탄산음료를 하루에 8캔 이상을 마시면 허용량을 초과합니다. 하루에 8캔 이상을 마시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요즘 다이어트 탄산음료 뿐만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에 아스파탐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함량을 확인하고 주의해서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스파탐 안전성 연구

이번 아스파탐의 분류는 사카린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카린은 미국에서 유해성 논란으로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가 안전한 물질로 인정받는데 까지 20년이 걸렸습니다. 당시 사카린의 유해성 논란을 촉발했던 암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는 실험에서 투여된 사카린의 농도가 비현실적으로 고농도였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과학적 근거를 잃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분류는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사카린은 동물실험 연구가 진행됐지만 지나치게 고농도라 현실성이 없어 오히려 안전한 물질로 분류되었고, 아스파탐은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발암 가능성 연구가 진행됐지만, 과학적 데이터가 불충분하고 실험설계 보완이 필요하다며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었습니다. 기준이 다소 애매한 느낌이 듭니다.

이번 발표를 두고 여러 나라의 연구협회 및 대학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림 1. 아스파탐의 2B군 분류를 두고 제기된 의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비즈조선)

 

한편, 아스파탐은 과학적으로 3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 암을 유발한 가능성이 있다. 
2) 장내 세균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3) 당뇨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4) 단 맛을 주지만 칼로리가 없어 어린이의 미각 인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위에 제기된 문제들은 아스파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인공감미료에 제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관련 연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연구설계가 충분히 증명된 경우에 한해서요. 연구결과와 데이터는 쌓여서 아카이브가 되고 연구자들에게 통찰력을 부여하여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할 겁니다. 

 

 

 

레퍼런스

- World Health Organization news, Aspartame hazard and risk assessment results released,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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