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룰로스 (Allulose, D-allulose, D-psicose )
알룰로스는 D-psicose 또는 D-allulose라고도 하는데 분자식이 C6H12O6인 단당류입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밀 등에 자연적으로 극소량으로 존재하는 천연 감미성분입니다. 1940년대에 처음 발견된 알룰로스는 설탕 단맛의 70% 정도인데 칼로리는 1g에 0.4kcal 정도에 불과해 인슐린 저항성 개선, 항산화, 혈당 조절 효과가 있어 체중감량을 위한 감미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알룰로스는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에는 매우 적은 양입니다. 오죽했으면 희귀한 설탕(rare sugar)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을까요. 상업적으로 알룰로스를 활용하기 위한 대량 생산은 1994년 일본 카가와 대학교 이즈모리켄이 fructose를 D-allulose로 전환시키는 핵심 효소인 D-tagatose 3-epimerase를 발견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알룰로스는 효소 α -glucosidase, α -amylase, maltase, sucroase의 약한 억제제이기 때문에 장에서 전분과 이당류가 단당류로 대사 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룰로스는 장에서 수송체를 통해 포도당 흡수를 억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알룰로스는 체중 감량, 당뇨병 관리, 장 건강 증진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알룰로스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칼로리 저감: 알룰로스는 설탕의 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설탕을 대체함으로써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 혈당 조절: 알룰로스는 장에서 포도당으로 거의 대사 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 상승을 거의 유발하지 않습니다.
- 장 건강 개선: 알룰로스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룰로스는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 식품에 사용이 허가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2년 1월부터 식품첨가물로 인정되어 사용이 허가되었습니다. 영국, 캐나다, EU에서는 안전성 문제를 들어 승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EU의 식품안전청(EFSA)에서는 알룰로스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2024년 하반기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게 알루로스 시장규모는 2019년 3억 2460만 달러에서 해마다 5.74%씩 성장해 2026년에는 4억 8200만 달러에 띠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체 감미료로써 알룰로스의 장단점
알룰로스는 장단점이 뚜렷한 대체 감미료입니다. 설탕과 가장 흡사하게 자연스러운 단 맛을 내는 것이 장점이지만 안전성 문제로 유럽과 일부 나라에서 사용 승인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표 1. 대체 감미료로써 알룰로스의 장단점
장점 | 단점 |
칼로리가 낮습니다. 알룰로스는 설탕의 10% 미만의 칼로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탕을 대체하여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보통 설탕의 70% 정도의 당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설탕 만큼의 단맛을 내려면 1.5배의 알룰로스를 넣어야 합니다. |
알룰로스는 장에서 포도당으로 거의 대사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 상승을 거의 유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스테비아처럼 혈당지수와 칼로리가 0이 아닙니다. (알룰로스 혈당지수 3, 칼로리 0.4kcal/g) |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알룰로스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장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과다 섭취 시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알룰로스는 장에서 부분적으로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됩니다. 따라서 과다 섭취할 경우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의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세포막 표면의 운반체에서 포도당과 과당과 경쟁하기 때문에 소장에서 포도당, 과당 및 기타 당류의 흡수를 억제합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룰로스에서 설탕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단맛을 느끼지만 일부 경우에 따라서 설탕에 비해서 덜 달거나 약간의 쓴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액체형과 분말형 제품이 있어 요리에 적합한 형태를 첨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설탕처럼 카멜라화가 가능해서 요리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 장기간 섭취 했을 경우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섭취 시에는 과더 섭취를 주의하고 장기간 섭취할 시에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단맛이 스테비아처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습니다. 대체 감미료 중에서 가장 설탕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유전공학 기법으로 개량한 미생물 효소를 사용해 포도당이나 과당으로부터 합성하기 때문에 GMO* 이슈가 존재합니다. GMO라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소비자가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
*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줄임말로 생무레 유전자 중에 유용한 것을 취합하여 그 유전자가 없는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고 유용하게 변형시킨 농산물 등을 원료로 제조 및 가공한 식품을 뜻한다.
알룰로스 제조 공정
알룰로스는 제조는 화학적 방법과 생물학적 방법이 있습니다. 화학적 방법은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하는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과당을 산이나 염기와 반응시키면 알룰로스로 전환됩니다. 이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고 경제적이지만, 알룰로스의 순도가 낮고 부산물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생물학적 방법은 효소를 이용하여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하는 방법입니다. 과당 에피머화 효소는 과당의 탄소 2번과 3번의 위치를 교환하여 알룰로스를 생성합니다. 이 방법은 알룰로스의 순도가 높고 부산물이 적게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구매하는 알룰로스는 주로 생물학적 방법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표 2. 효소를 이용한 알룰로스 제조 공정
1. 원료 준비 | 2. 알룰로스 전환 | 3. 정제 | 4. 건조 |
과당을 함유한 원료를 준비합니다. 원료로는 설탕, 과당, 포도당, 당밀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 과당 에피머화 효소인 D-tagatose 3-epimerase를 사용하여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합니다. | 알룰로스 전환 반응 후에는 부산물과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 역삼투압, 분리막 기술 등을 이용하여 정제합니다. | 정제된 알룰로스를 건조하여 알룰로스 제품을 제조합니다. |
알룰로스 제조업체에서는 알룰로스가 설탕의 70%의 단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기 위해 소량의 설탕이나 다른 대체 감미료를 섞어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려는 목적도 외에도 알룰로스만 사용하면 과다 섭취 했을 경우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장 장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첨가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알룰로스의 함량이 94.14%, 99.16 % 등으로 여전히 높아 위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대체 당을 첨가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림 2. 알룰로스 제품들의 원재료 (출처 알티스트, 삼양사)
하지만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알룰로스와 제품을 구매할 때는 제품정보 라벨을 보고 어떤 대체 감미료를 첨가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룰로스 안전성
대체 감미료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새로운 대체당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인공 감미료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날 선 느낌을 받는데요. 물론 입에 들어가는 식품이기에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겠지만 다른 조미료에 비해서 더 엄격한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던 인공감미료에는 수십 년 간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 있다가 누명을 벗은 사카린이 있고 최근 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된 아스파탐이 있습니다. 천연 감미료라고 유해성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에리스톨, 스테비아는 안전성 문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보충제용으로만 사용을 승인하고 감미료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알룰로스는 대체적으로 유해성 문제가 적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인증 제도에서 최상위 등급인 GRAS를 획득했으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사용량 제한이 없는 안전한 식품원료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EU에서는 유전자재조합식품(GMO) 효소 이슈로 허가를 유보 중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조금 애매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알룰로스는 천연유래당이기는 하지만 대량 생산을 하려면 많은 효소가 필요합니다. 효소는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합니다. 대량 생산에 필요한 효소를 충당하려면 미생물의 유전자(DNA)를 변형시켜 효소 생산능력을 높입니다. 그런 후에 미생물을 대량으로 배양하고 정제해서 효소를 얻습니다. 핵심은 유전자 변형된 미생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미생물이 생산한 효소를 사용하여 원료인 과당에서 알룰로스를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당의 안전성 문제가 항상 제기되는 것은 대체당의 역사가 설탕의 역사에 비해 너무 짧고 그만큼 관련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대체당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대사 되고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부족한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카린이 그랬듯 연구 데이터가 쌓여 종합적으로 판단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레퍼런스
- H Daniel et al., Allulose in human diet: the knowns and the unknowns, Br. J. Nutr. (2022)
- W Zhang et al., Recent advances in D-allulose: physiological functionalities, applications, and biological production, Trends Food Sci. Techno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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