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건강

글루타치온의 항산화 효과

Whatever 2022. 8. 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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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타치온(glutathione)


글루타치온(glutathione, GSH)은 3 가지 아미노산(amino acid), 글루탐산(glutamic acid), 시스테인(cysteine), 글라이신(glycine)을 재료로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합성하여 만들어내는 트리펩타이드(tripepeptide)입니다. 글루타치온은 동물, 식물, 미생물, 균류 등 거의 모든 생물에서 만들어지며 세포와 조직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글루타치온 분자구조 (그림출처 위키피디아)





 

글루타치온의 생화학 기능


글루타치온의 대표적인 기능은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로 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몸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화스트레스 인자인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발생을 억제하여 세포 손상을 방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글루타치온은 활성산소를 환원시키는 역할을 하기때문에 체내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항산화제(anti-oxidant)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원형 글루타치온(GSH)이 활성산소를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글루타치온은 반대로 산화되어 산화형(GSSG)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글루타치온은 우리 몸에서 환원형(GSH)과 산화형(GSSG)으로 존재하는데요. 세포 내에서 산화된 글루타치온과 환원된 글루타치온의 비(GSSG/GSH ratio)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의 척도가 됩니다. 건강한 세포와 조직에서는 총 글루타치온 풀(pool)의 90% 이상은 환원된 형태(GSH)이고, 나머지는 산화된 형태(GSSG)로 존재합니다.

또한, 외부의 독성물질이 생체 내로 유입되면 독성을 제거하는 생체이물질해독(xenobiotic detoxification) 과정을 거치는데, 글루타치온은 이때 필요한 산화환원 신호전달(redox signaling)의 핵심 성분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글루타치온은 세포증식(cell proliferation), 세포사멸(apoptosis), 면역기능, 섬유화를 조절하고 항염, 항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nvolvement of glutathione in the detoxification of xenobioitics and reactive oxygen speacies (Volodymyr Lushchak, 2012)



 

 

 

글루타치온 생합성과 종류


생합성이란, 다단계 효소촉매반응을 거쳐 기질을 복잡한 생성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글루타치온의 대부분은 간(70%)에서 생합성되며, 나머지는 신장(15%)과 폐(15%)에서 생합성됩니다. 글루타치온의 생합성은 앞서 언급한 글루탐산, 시스테인, 글라이신이 하나로 연결되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에너지 화폐라 비유되는 ATP(adenosine triphosphatate)를 사용하고 효소의 도움을 받습니다.

글루타치온의 생합성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눕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GCLC와 GCLM, 두 가지 소단위(subunit)로 구성된 glutamate-cysteine ligase(GCL)가 반응을 촉매하여 시스테인이 글루탐산에 연결되도록 합니다. 그 결과 중간산물인 γ-glutamyl cysteine이 생성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GSH 합성효소(GSH synthase, GS)가 반응을 촉매하고, 앞서 생성된 γ-glutamyl cysteine에 글라이신을 연결하여 γ-glutamylcysteinylglycine (GSH)을 생성합니다. GSH의 체내 농도에 따라 GCL에 음성피드백(negative feedback)이 작용하고 GSH의 생합성이 조절됩니다. 하지만, 글루타치온은 합성량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합니다. 이로인해 글루타치온 결핍과 관련된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집니다.


 

Glutathione sysnthesis (Shelly C Lu, 2013)



 

 

글루타치온 함유 식품과 체내 흡수


글루타치온은 아스파라거스, 아몬드, 시금치, 호두, 마늘, 오이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식품을 섭취해서 체내에 글루타치온의 함량을 높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선 글루타치온은 열에 매우 약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글루타치온의 함량이 높은 식품이라 하더라도 가열조리되면 성분이 파괴되어 섭취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글루타치온은 펩타이드 결합을 하고 있어 위장과 소장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소화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그래서 온전한 글루타치온을 체내에서 흡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트리펩타이드가 소장에서 흡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글루타치온의 분자량이 커서 위장벽을 통과해 체내로 흡수되기 어렵습니다. 만에 하나 섭취한 글루타치온 소량이 체내로 흡수된다 하더라도 그 양이 매우 적어 글루타치온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여 얻고자 하는 효과를 내기에는 다소 비효율적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식품이 아닌 구강 섭취하는 글루타치온 보충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글루타치온 보충제를 섭취했을 때에는 높은 농도의 글루타치온을 섭취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지만, 소화과정을 거치며 분해되기 때문에 기대 효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글루타치온을 함유한 식품을 직접 섭취하는 방법 대신 체내의 글루타치온 생합성 능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로 글루타치온의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의 섭취를 제시하며, 섭취했을 때 보다 효율적으로 글루타치온의 생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러 방법 중에서 글루타치온으로 전환이 유리한 유청단백질의 글루타밀시스테인(glutamylcysteine)을 섭취하여 생합성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글루타치온의 구성 재료인 시스테인 전구체 N-acetylcysteine (NAC)는 체내 흡수율이 높습니다. 이때문에 글루타치온 농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재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황(S)을 가진 아미노산인 시스테인 역시 글루타치온의 구성 재료 중에 하나인데, 체내 이용률이 높아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마늘, 양파, 부추, 쪽파 등이나 보충제 섭취가 권장되며, 글루타치온 생성을 활성화하여 수치 향상에 도움을 주는 셀레늄, 비타민C, E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 및 보충제의 섭취도 권장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 글루타치온의 체내 농도를 높이는 방법은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표 1. 글루타치온 보충제 형태 

글루타치온 보충제 종류 글루타치온 형태 제형 또는 섭취 방법
리듀스드 글루타치온 (reduced glutathione) 환원형 글루타치온 구강섭취
리포소말 글루타치온 (liposomal glutathione) 환원형 글루타치온 리포소말형 / 구강섭취
아세틸 글루타치온 (acetyl-glutathione) 아세틸 글루타치온 시스테인 황원자에 아세틸기 연결 / 구강섭취
서방형 (sustained-release preparation glutathione) 환원형 글루타치온 장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도록 만든 제형 / 구강섭취
설하정 (subligual mucosa glutathione) / 글루타치온 필름 (glutathione polymer film) 환원형 글루타치온 구강흡수형

 


리듀스드 글루타치온은 가장 기본적인 글루타치온 유형입니다. 가장 보편화 되어있는 형태이지만 소화 과정을 거치며 흡수율이 감소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포소말 글루타치온과 아세틸 글루타치온은 기본형의 글루타치온 분자에 구조 변화를 주어, 소화 과정을 거치며 흡수율이 떨어지는 기본형 글루타치온의 단점을 개선한 대체제입니다. 각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우선 리포소말 글루타치온은 글루타치온에 인지질 복합체를 결합한 제품입니다. 리포솜(liposome)이라는 지방세포 주머니에 의해 소화효소의 접근을 어렵게해 분해가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소장에서 글루타치온의 흡수를 증가시켜 체내 이용률을 높인 제형입니다. 아세틸 글루타치온은 황(S)원자를 함유하는 시스테인에 아세틸기(acetyl group)를 결합시켜 S-Acetyl L-Glutathione로 만든 형태입니다. 아세틸화된 글루타치온은 소화 과정에서 분해가 억제됩니다.



(사진출처 unplash)


서방형은 제형이 서서히 녹아서 글루타치온이 천천히 방출되는 형태입니다. 글루타치온이 소화과정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고안한 제품입니다. 설하정 형태의 글루타치온은 혀 밑으로 녹여서 구강점막으로 글루타치온이 흡수되도록 고안하여 만든 것 입니다. 먹는데 번거로움이 있지만 다른 제품 보다 흡수율이 높다고 합니다. 필름형은 입 속 천장에 부착해 설하정처럼 구강점막으로 글루타치온이 흡수되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설하정보다 먹기가 편리합니다.

구강점막은 각질층이 얇고 혈관의 분포가 많아 약물이 혈관에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구강점막으로 약물을 수송할 경우 위장의 내용물 존재 여부 또는 소화와는 관계없이 흡수 속도가 빠르고 약물이 위장관에서 파괴되는 것을 피할 수 있어 구강점막을 통한 약물 전달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약물이 아니더라도 콜라겐, 글루타치온 등 같이 펩타이드 구조의 물질을 필름 형태로 구강점막에 부착하여 흡수율을 높이고자 하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강점막에서 펩타이드 흡수는 수동적 확산(passive diffusion)으로 일어납니다. 단당류 및 아미노산 같은 100 kDa이하의 저분자는 운반체 매개 전달로 흡수되기도 하지만 펩타이드는 수동적 확산될 확률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분자량이 큰 글루타치온이 구강점막에서 흡수될 때 운반체 매개 전달(carrier-mediated transport)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보니 흡수되는 양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펩타이드 처럼 물과 친한 친수성 물질의 경우 구강점막의 지질막을 통과하기 쉽지않아 글루타치온이 구강점막으로 흡수되는 것은 더욱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강점막을 통한 글루타치온의 흡수는 구강섭취 보다는 나은 흡수율을 보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방형제제의 글루타치온을 가지고 인체피부모델(reconstructed human epidermis)을 플레이트에 재구성한 실험과 건강한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체내 실험을 진행한 연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간 의존적으로 글루타치온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양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생체내 실험 규모가 작아서 오차가 너무 크고, 경구섭취에 따른 글루타치온 흡수 정도를 비교하는 실험군이 없다는 것입니다. 논문에서도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에서 HPC 필름을 사용하여 글루타치온 흡수율을 장기간 추적 관찰하고 더 큰 표본 크기의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글루타치온의 체내 혈중 농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 외에는 여러 방해 요인(소화과정, 친수성)들로 체내로 흡수되어 혈액까지 가기가 어렵습니다.



 

 

글루타치온 정맥주사


글루타치온은 보충제(supplementary) 말고도 전문의약품으로도 사용됩니다. 이 경우에는 정맥주사로 약물을 투여하게 되고 사용 목적은 2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 기능 개선을 위해 1일 1회 100~200mg 주사투여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화학요법 항암치료 환자의 신경성 질환 예방을 위해 1일 1회 600~1200mg 주사투여하는 처방이 있습니다.

그런데 글루타치온은 위의 두 가지 목적 외에 피부미용을 위한 오프라벨 처방* 약물로도 사용됩니다. 우연한 계기에서 피부미용에 이용되었는데요. 글루타치온으로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중에 부작용으로 피부에 백반증, 저색소증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기전으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대략 3-4가지 정도의 가설이 발펴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기전으로 글루타치온이 멜라닌 세포 합성에 관여하는 타이로시나제(tyrosinase)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맬라닌 색소 감소를 야기한다는 내용의 것입니다. 이를 근거로 글루타치온은 피부 미백(skin-lightning)을 위한 미용 목적 시술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루타치온 부작용이 되려 효과로 둔갑하게 된 것이죠.

피부 미백 목적의 글루타치온 사용은 과학적인 근거 데이터가 부족하고 임상 시험 결과가 아직까지 없습니다. 이렇다보니 적절한 투약 요법 지침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글루타치온을 피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사들 마저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 보다는 경험에 의존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루타치온의 피부톤 개선 효과 더불어 피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글루타치온 정맥주사제 부작용에 관한 논쟁도 있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글루타치온 성분의 정맥주사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며 글루타치온 200mg을 각각 투여받은 환자 7명에 대한 유해 사례를 들었는데요. 글루타치온을 정맥주사로 투여받은 일부 환자에서 백반증, 저색소증, 스티븐스 존스 증후군, 구토, 어지럼증,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이 중 1명은 저혈압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밖에도 2016년 발표된 ‘피부 미백에 관한 글루타치온 정맥 주사에 관한 연구(위약 효과와 비교를 중심으로)논문에 의하면, 25~47세건강한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매주 1200mg씩 8주에 걸쳐 글루타치온 주사를 투여하는 실험에서 피실험자 50명 중 8명(32%)이 심각한 간 기능장애를 보였고 1명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겪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2018년 글루타티온 주사제에 대해 본래 사용목적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 기능 개선, 항암제 투여 시 신경성 질병 예방)을 벗어나 미용목적으로 오남용 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안전사용 지침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오프라벨 처방: 의약품을 허가한 용도 이외의 적응증에 처방하는 것으로 허가사항에는 없지만 의사의 경험적 판단에 따라 처방
**아나필락시스 쇼크: 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






레퍼런스

- Buonocore D, Grosini M, Giardina S, et al. Bioavailability study of an innovative orobuccal formulation of glutathione. Oxidative Medicine Cell Longevity (2016)

- Dave Krishan Sharma, Peeyush Sharma, Augmented Glutathione Absorption from Oral Mucosa and its Effect on Skin Pigmentation: A Clinical Review, Clinical Cosmetic Investigation Dermatology (2022)

- Guanyu Chen, Mucoadhesive polymers-based film as a carrier system for sublingual delivery of glutathione, Jounal of Phamacy and Phamacology (2014)

- Shelly C Lu, Glutathione synthesis, Biochim Biophys Acta (2013)

- Sidharth Sonthalia, Glutathione for skin lightening: a regnant myth or evidence-based verity?, Dermatology Practical & Conceptual (2017)

- S Senel, Delivery of bioactive peptides and proteins across oral (buccal) mucosa, Curr Pharm Biotechnol (2001)

- Volodymyr Lushchak, Glutathione Homeostasis and Functions: Potential Targets for Medical Interventions, Journal of Amino Acids (2012)

-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평가 가이드 - (4) '항산화에 도움' 편 (2012)

- 정성희, 구강점막에서 약물의 직접 적용을 위한 연구, 대한구강내과학회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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