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AA(Branched Chain Amino Acid)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는 분들 중에 BCAA라는 보충제를 따로 챙겨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BCAA가 근성장 촉진과 근육통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BCAA가 무엇이고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BCAA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 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고 섭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BCAA의 기본이 되는 아미노산이 단백질로 합성되는 과정과 BCAA는 무엇을 의미하고 근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BCAA의 개념
BCAA는 Branched Chain Amino Acid의 약어로 가지사슬 아미노산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가지사슬 아미노산은 3개 이상의 탄소원자와 결합하고 있는 중심 탄소원자에 지방족(aliphatic) 곁사슬을 가지고 있는 아미노산을 총칭합니다. 우리 몸에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개의 아미노산 중에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아미노산은 류신(lucine), 발린(valine) 그리고 이소류신(isoleucine)이 있습니다(그림 1).
BCAA의 역사는 1818년 화학자 Joseph L. Proust가 류신을 발견한 것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이로부터 100년 후인 1901년에 발린이 발견되었으며, 이소류신은 2년 후인 1903년에 발견되었습니다. 그런 후에 루신, 발린, 이소루신을 비롯한 필수 아미노산의 역할과 기능이 밝혀졌으며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미노산 개념
BCAA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재료인 아미노산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서 단백질의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은 20개 입니다. 이 중에 9개는 필수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 EAA)이고 나머지 11개는 비필수아미노산(non-essential amino acid)입니다(그림 1).
필수아미노산은 우리 몸에 영양으로 반드시 필요한 아미노산을 의미하며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을 섭취해서 외부에서 얻어야 하는 아미노산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비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을 재료로 합성되는 아미노산을 의미합니다. 비필수아미노산도 필수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단백질 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재료입니다. 비필수아미노산은 다시 5개의 불필수아미노산과 6개의 조건적필수아미노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불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이 유연한 아미노산을 말하고, 조건적필수아미노산은 신체에서 합성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합성되지 않는 아미노산을 의미합니다.
간혹 용어가 실제 개념과 일맥상통하지 않아 의미가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비필수아미노산이 그렇습니다. 비필수아미노산은 우리 몸에 필수가 아니다 혹은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원활한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 필수아미노산뿐만 아니라 비필수아미노산도 이와 비례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미노산 풀 (Amino acid pool)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수요가 생기기까지 간과 혈액에서 아미노산 풀(pool)을 형성합니다. 간단히 수영장에 있는 물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수영장(pool)에 물이 넘치면 주변에 배수구로 물이 빠지거나, 부족하면 수도를 틀어 물을 보충해주면서 수영장의 물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아미노산 풀도 이와 마찬가지로 간과 혈액에 아미노산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림 2).
아미노산 풀에서 아미노산을 보충하는 방식은 아래처럼 세 가지로 나눕니다.
1. Dietary(식이 중의 단백질) - 외인성 급원
2. Turnover(체단백질 분해) - 내인성 급원
3. Synthesis(비필수아미노산 합성)
그리고 아미노산 풀에서 아미노산이 과잉된 경우에는 아래 세 가지로 방식으로 아미노산을 소비하거나 배설합니다.
1. 체조직, 호르몬, 효소, 항체(nitrogen compunds) 재료로 소비
2. Citric aicd cycle에서 지방과 탄수화물로 변환되어 에너지 생성 또는 저장
3. 아미노산이 암모니아로 형태로 전환되고 간에 urea cycle에서 요소로 전환 결국은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
이렇게 아미노산 풀로 아미노산의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식이에서 보충되는 아미노산의 양이 부족해지면 체단백질을 분해하여 아미노산을 얻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에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과도하게 체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 풀을 채우는 데 사용되므로 식이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근육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백질 합성 과정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은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과정은 명료하고 매우 효율적입니다. 단백질 합성은 DNA의 유전정보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밝힌 분자생물학의 중심 원리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분자생물학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단백질 합성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재료에는 DNA(deoxyribonucleic acid), mRNA(messenger ribonucleic acid), 아미노산(amino acid)이 있습니다. 우선, DNA는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일종의 조리법(recipe)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레시피를 보면 음식을 조리하기 위한 재료, 조리순서가 명시되어 있듯이 DNA에도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DNA의 유전정보를 mRNA로 옮기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 하고, tRNA(Transfer RNA)가 mRNA에서 코드(code)를 읽어서 단백질 언어로 바꾸는 것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합니다.
DNA는 두 가닥의 사슬이 반시계방향으로 꼬여있는 나선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전사과정에서 DNA의 일부가 풀리는데 이때 DNA 한 가닥을 주형(mold)으로 RNA가 합성되어 유전정보가 mRNA로 옮겨집니다. 그렇게 옮겨진 mRNA의 유전정보는 tRNA가 염기 3개를 하나의 단위 코돈(codon)으로 읽어 tRNA의 안티코돈(anticodon) 부위와 결합한 뒤 아미노산을 이어 붙여 단백질을 합성합니다(그림 3~5). RNA를 구성하는 염기는 유라실(Uracil), 구아닌(Guanine), 사이토신(Cytosine), 아데닌(Adenine) 4종류가 있는데, 계산하면 4개의 염기가 3개의 서열로 구성될 경우 64 종류의 정보를 코딩할 수 있습니다(그림 5).
단백질 합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과정이라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아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래 영상은 단백질 합성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으로 글보다는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아래 영상 1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몸에 필수아미노산 중에 하나라도 부족하면 부족한 필수아미노산 함량에 비례해서 단백질이 합성됩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다른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하더라도 단백질 합성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모든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동시에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식품에서 필수아미노산 중에 우리 몸에서 요구되는 양이 비해 제일 적게 함유된 필수아미노산을 제한아미노산(limiting amino acids)라고 하는데, BCAA 섭취만으로는 단백질 합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필수아미노산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특정 필수아미노산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오히려 독성 위험 증가와 아미노산 불균형을 초래하고 경우에 따라 질병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BCAA의 생화학적 기능
필수 아미노산에 속하는 류신(lucine), 빌린(valine) 그리고 이소류신(isoleucine)이 이에 해당합니다(그림 6). 우리 몸에서 BCAA가 근육 성장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근육 단백질의 구성 비율 중 위의 세 가지 아미노산이 약 35%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간에서 대사 되는 다른 필수아미노산과는 다르게 BCAA는 골격근에서 분해되어 운동 중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대사 및 생성이 이뤄지면 근육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로 활용되기 때문에 체력 향상과 근육 합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화학 측면에서 보면, BCAA는 근육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공급원인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구연산 사이클(citric acid cycle)의 중간 생성물을 증가시키는 대사 물질입니다.
특히 BCAA의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류신은 mTORC1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는 조절자(regulator)이며 단백질 합성 속도를 높이고 휴식기의 근육 단백질의 분해 속도를 감소시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아미노산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류신을 섭취하면 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존재하는데요. 류신의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허기를 낮추고 식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BCAA 뿐만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 9가지를 모두 혼합하여 섭취하는 것이 근육 성장을 최대화하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CAA의 단백질 분해 효과
BCAA가 근육 단백질 합성을 자극한다는 개념이 제기된 지 40 여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동물시험으로 얻은 결과입니다. 1981년에 Buse는 쥐를 이용한 동물시험에서 BCAA가 근육 단백질의 합성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추가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BCAA가 쥐의 근육 단백질 합성을 도울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BCAA만 경구 섭취했을 때 결과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Garlick과 Grant는 BCAA 혼합물을 마우스에 주입했을 때 인슐린에 대한 반응으로 근육 단백질 합성 속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마찬가지로 BCAA 단독 효과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Kobayashi는 마우스에 BCAA를 단독으로 주입했는데 쥐의 근육 단백질의 합성이 유도되었지만 일시적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단백질 합성 속도가 제한되었던 것은 다른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지난 2017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BCAA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는 기존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BCAA가 오히려 근육 단백질 합성 능력을 저하해서 근육량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리뷰논문입니다. 논문 내용에 따르면, 그동안의 BCAA 관련 논문을 조사한 결과 인간을 대상으로 BCAA의 근육 단백질 합성 촉진 기능을 정량화한 연구는 단 2개뿐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이었고 이마저도 BCAA를 단독으로 처리했을 때 결과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BCAA가 근육 단백질 합성을 자극한다는 주장은 부적절하고,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모든 필수아미노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의 결과만으로 BCAA가 근육 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 몸은 BCAA 뿐만 아니라 BCAA를 제외한 필수아미노산과 비필수아미노산이 충분히 존재할 때 정상적인 근육 단백질 합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레퍼런스
- Eva Blonmstrand, Branched-Chain Amino Acids Activate Key Enzymes in Protein Synthesis after Physical Exercise, The Journal of Nutrition (2006)
- Gagandeep Mann, Branched-chain Amino Acids: Catabolism in Skeletal Muscle and Implications for Muscle and Whole-body Metabolism, Frontire in Physiology (2021)
- Robert R. Wolfe, Branched-chain amino acids and muscle protein synthesis in humans: myth or reality?,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 (2017)
- Marcus Moberg, Activation of mTORC1 by leucine is potentiated by branched-chain amino acids and even more so by essential amino acids following resistance exercise, Cell Physiology (2016)
- Mee-Sup Yoon, mTOR as a Key Regulator in Maintaining Skeletal Muscle Mass, Frontire in Physiology (2017)
-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식생활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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