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풀(centella asiatica 또는 C. asiatica)이란?
병풀(센텔라아시아티카)은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등의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덩굴이나 뿌리가 땅 위로 길게 뻗으면서 자라는 포복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듯한 남부지역에 위치한 섬의 들이나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병을 치료하는 식물이라는 속성에 따라 붙여진 이름인 병풀 말고도 잎의 모양이 항아리와 말굽을 닮았다는 의미로 항아리풀, 말굽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이렇듯 병풀은 속성과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름은 인도에 호랑이가 싸움이나 사냥으로 입은 상처를 병풀 밭에 비벼서 치유했다는 데서 유래한 호랑이풀이 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병풀의 속성이 재미있게 표현된 이름입니다.
병풀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래전부터 병풀은 인도, 중국 등에서 피부 상처나 궤양 등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용식물(medicinal plant)로 사용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병풀의 유효성분이 피부 항염, 피부 광노화 개선, 흉터 개선, 탄력 증진, 상처 치유와 재생, 피부 진정에 효능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러 기업에서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병풀이 다방면에서 활용되지만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 병풀은 거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병풀의 활용이 많아지면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병풀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병풀 유효성분의 함량을 높일 수 있도록 생육 환경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팜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상처치료제 의약품 마데카솔의 주된 원료가 병풀에 함유되어 있는 마데카소사이드입니다. 마데카솔을 개발한 동국제약은 병풀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 병풀추출물을 다방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피부미백과 주름개선에 효과 있는 기능성 화장품 마데카크림을 출시하여 대중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데카소사이드 성분 함량이 1% 이상일 경우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1% 미만인 경우 의약외품으로 분류합니다. 이밖에도 센실라정(센텔라정량추출물)은 정맥질환 특히 정맥, 림프 부전과 관련된 증상의 개선(하지둔중감, 통증, 하지불온증상)을 위한 의약품인데 아시아티코사이드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병풀추출물(cetella asiatica extract)과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s)
병풀 잎과 줄기에서 추출하는 병풀추출물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s),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유효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중에 트리테르페노이드는 탄소의 수가 5개인 isoprene(이소프렌)에서 탄소의 수가 30개인 triterpene substrate인 squalene(스쿠알렌)으로부터 생성되는 물질로 병풀의 약리학적 효능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화학 화합물입니다(그림 1).
SQ, squalene; DMAPP, dimethylallyl pyrophosphate (isomer of isoprene); FPP, farnesyl pyrophosphate;
GPP, geranyl pyrophosphate; IPP, isopentenyl pyrophosphate.
병풀이 가지고 있는 트리테르페노이드는 대표적으로 마데카소사이드, 아시아티콰이드, 마데카식애시드, 아시아틱애시드가 있습니다. 각각의 트리테르페노이드는 피부 세포의 콜라겐 형성, 항산화 활성, 피부 노화 억제, 항염, 피부 광노화 개선, 상처 치유 등의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병풀이 가진 4 가지 트리테르페노이드의 화학구조식 보여줍니다.
- 마데카소사이드(madecassoside): 피부 재생 촉진, 피부 보호, 상처치유제, 산화방지제, 스킨컨디셔닝제로 사용
-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 피부 주름개선, 피부 자생력 강화, 화상이나 창상으로 인한 손상 보호, 산화방지제, 피부컨디셔닝제로 사용
- 마데카식애씨드(madecassic acid): 피부 진정, 피부컨디셔닝제로 사용
- 아시아틱애씨드(asiatic acid): 피부 장벽 강화, 항염증, 피부 진정, 피부 탄력, 피부컨디셔닝제로 사용
2020년에 Boju Sun은 학계에서 발표된 C. asiatica과 트리테르노이드의 효능과 관련된 논문을 리뷰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논문 내용에 따르면 총 276건의 연구가 검색했으나, 선정 기준에 벗어난 연구, 검토 중인 연구, 적격성 평가에서 제외된 연구 167건을 제외하고 109개 연구를 분석했다고 합니다. 167개의 논문 중에 58개는 마우스를 이용한 in vivo시험(생체내시험), 36개는 세포를 이용한 in vitro(생체외시험), 11개는 생체내 및 체외시험, 4개는 임상시험이었습니다. 100여 개가 넘는 연구에서 C. asiatica와 트리테르펜이 피부 질환을 포함해서 여러 질병에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부분의 병풀추출물의 피부 관련 연구는 인간의 피부섬유세포와 마우스를 이용해 진행되었습니다(표 1).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풀은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의 합성을 촉진하여 세포외기질 생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섬유세포 증식, SMADs 경로 활성화, 콜라겐 합성 증가, 금속 단백질 분해 효소 감소와 콜라겐 축적 증가 등의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상처 치유 과정에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신생혈관형성, 항산화와 항생제 작용을 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표 1. 피부질환에 대한 효과
동물시험에서는 주로 상처치료에 대한 효능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병풀은 콜라겐 합성, 섬유세포의 증식과 이동과 상피세포의 재생과 수축을 촉진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피부섬유세포를 이용한 실험결과와 마찬가지로 항산화, 항염증과 신생혈관형성에 효과도 확인되었습니다. 임상시험에서는 피부 경화 환자에 병풀을 처리했을 때 효과가 있었고 궤양을 치료 효과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효능인 피부 재생의 경우 콜라겐 합성 기전에 영향을 주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마데카소사이드는 TGF-β라는 사이토카인 단백질을 활성화해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로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며 외에도 피부 염증의 주요 인자인 COX-2, PGE2 등 사이토카인을 억제해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음에 확인되었습니다.
병풀추출물의 다양한 질병에서의 효능
C. asiatic와 트리테르페노이드는 피부에 대한 효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서 효능이 확인되었습니다.
- Neurological Diseases (신경학적 질환)
- Endocrine Diseases (내분비 질환)
- Skin Diseases (피부 질환)
- Cardiovascular Diseases (심장 질환)
- Digestive Diseases (소화기 질환)
- Respiratory Diseases (폐 질환)
- Gynecological Diseases (부인과 질환)
- Rheumatoid Arthritis (류머티즘 관절염)
- Other Diseases (기타 질환)
(1) protecting retinal blood vessels (망막 혈관 보호)
(2) reducing toxic and side effects of drugs (약물의 독성 및 부작용 감소)
(3) reducing drug resistance (약물 내성 감소)
(4) promoting periodontal tissue regeneration (치주 조직 재생 촉진)
(5) alleviating oral submucous fibrosis, sepsis, migraine, glaucoma, periodontitis, leukemia, and osteolytic bone diseases (구강 점막하 섬유증, 패혈증, 편두통, 녹내장, 치주염, 백혈병 및 골용해성 골질환 완화)
이밖에도 병풀의 효능으로는 만성궤양, 해열제, 이뇨제, 강장제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혈관 강화 및 혈액순환 촉진 기능이 있어 체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설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풀추출물 안전성
C. asiatica 추출물의 안전성과 관련한 임상시험에서 표준추출물 250mg 및 500mg이 단일 및 다중 경구 투여에서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약리학적 안전성 시험에서 CYP동종효소가 C. asiatica에 의해 생물학적 활성 화합물의 약물 상호작용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임상시험에서 몇 가지 트리테르페노이드를 포함한 에멀션과 캡슐이 복용한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의학적 개입이 없이 완화되는 수준이었습니다. C. siatica에 대한 전임상 연구에서 약리학적 효과가 밝혀지고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임상연구에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을 고려하여 보다 더 안전한 임상 용량 탐색을 위해 엄격한 연구 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레퍼런스
- Boju Sun, et al., Therapeutic Potential of Centella asiatica and Its Triterpenes: A Review, Font. Pharmacol. (2020)
- Wieslawa Bylka, et al., Centella asiatica in Dermatology: An Overview, Phytotherapy Research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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